Revised Common Lectionary (Complementary)
하나님의 고통 받는 종
13 주께서 말씀하신다.
“보라.
내 종은 사명을 완수하리라.
그가 높이 올리워져 떠받들림을 받으리라.
14 그의 얼굴은 사람의 얼굴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일그러지고
그의 모습에서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고 질겁하였다.
15 그처럼 그는 많은 나라들을 놀라게 하고
왕들도 그 앞에서 입을 다물리니
자기들이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일을 보게 되고
들어보지 못한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53 우리가 들은 것을 믿은 사람이 누가 있더냐?
주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을 누가 깨달았더냐[a]?
2 그는 주님 앞에서 마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난 어린 싹과 같았지.
그에겐 아름다운 모습이나 늠름한 모습이라고는 없었지.
우리의 눈길을 끌 멋진 모습도 없었지.
3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미워했고 그를 버렸지.
그는 많은 고통을 받았고 늘 병에 시달렸지.
사람들은 그에게서 얼굴을 돌리고 무시했지.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
4 그가 우리의 병을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가 죄를 지어
하나님께서 그를 벌주고 때리고 극심한 고통을 주신다고 생각했지.
5 그가 창에 찔린 것은 우리가 거역했기 때문이요
짓눌려 상처를 입은 것은 우리가 저지른 악행 때문이다.
그가 받은 벌로 우리가 평화를 얻고
그가 입은 상처로 우리가 치료되었지.
6 우리는 모두 목자 없는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 흩어졌으나
주께서는 우리 모두가 받을 벌을 모두 그에게 짐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부끄러움과 모욕을 당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조용히 털을 깎이는 양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8 그는 붙잡혀서 억울한 재판을 받고 멀리 끌려갔지만
그가 받을 형벌을, 그의 신세를 안타까워 한 사람 누구냐[b]?
그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쫓겨났고
그의 백성[c] 이 저지른 악행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d].
9 그는 폭력을 휘두르지도 않았고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를 악한 자들과 함께 무덤에 묻히게 하였고
죽어서 부자들과 같은 무덤에 들어가게 하였다.
10 그러나 주께서 그에게 상처를 입히시고 병들게 하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다[e].
만일 그가 자기 자신을 죄에 대한 속죄물로 삼는다면
그는 자손들을 볼 것이요
오래오래 살아서 주님의 뜻이 그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11 그 무서운 고통을 겪고 난 뒤에야 그는 빛[f]을 보게 될 것이다.
그는 자기의 지식[g] 때문에 행복하게 될 것이다.
주께서 말씀하신다.
“의로운 나의 종이 많은 사람들을 의롭게 하며
그들의 잘못에 대한 벌을 짊어지리라.
12 나는 그에게 큰 몫을 줄 것이며
그는 권능 있는 자와 함께 전리품을 나누어 가지리라.
그는 죽음 앞에서 자기의 영혼을 서슴지 않고 내맡겼고
남들이 죄인으로 여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죄를 짊어지고
그들의 반역에 대한 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통들 당한 사람의 기도
지휘자에게. ‘새벽 사슴’[a] 곡조에 맞추어. 다윗의 찬송시.
22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나를 구원하실 수 없는
나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실 수도 없는
그렇게 먼 곳에 계십니까?
2 오, 나의 하나님
내가 온종일 주께 부르짖으나
당신은 대답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밤 새워 당신께 부르짖습니다.
3 그러나 당신은 ‘거룩하신 분’으로
왕좌에 앉아 계시며
이스라엘의 찬양을 받으십니다.
4 우리 조상이 당신을 의지하였습니다.
그들이 당신을 의지하니
당신께서 그들을 구해 주셨습니다.
5 그들이 당신께 부르짖어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당신을 의지하니
당신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셨습니다.
6 그러나 나는 사람도 아닌 벌레.
뭇 사람이 나를 비웃고 업신여깁니다.
7 보는 사람마다 나를 놀려댑니다.
그들은 머리를 흔들며 모욕하는 말을 마구 던집니다.
8 그들은 말합니다.
“그가 주를 의지한다고 하니
주님더러 그를 구해 주시라지.
주께서 그를 사랑하신다니
주님보고 그를 살려 주시라지.”
9 그러나 하나님
어미의 자궁에서 나를 태어나게 하신 분도 당신
내가 어미의 젖가슴에 안겨 편안하게 해주신 분도 당신.
10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당신에게 맡겨진 몸.
어미의 자궁에서 나올 때부터 당신은 나의 하나님.
11 내게서 멀리 계시지 마소서.
어려움이 가까이 닥쳐왔는데 나를 도와 줄 이 하나 없습니다.
12 내 원수들이 황소 떼처럼 나를 에워쌉니다.
바산의 힘센 황소들처럼 나를 빙 둘러쌌습니다.
13 으르렁대며 먹이를 찢는 사자들처럼
그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내게 달려듭니다.
14 나는 쏟아진 물처럼 힘이 다 빠지고
뼈마디는 모두 어긋나고
심장은 초가 되어 내 속에서 녹아 버렸습니다.
15 입[b]은 깨진 옹기 조각처럼 말랐고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었습니다.
당신은 나를 죽음의 먼지 속에 내팽개치셨습니다.
16 내 원수들이 개 떼처럼 나를 에워싸고
악한 무리들이 나를 빙 둘러쌌습니다.
그들이 내 손과 발을 꿰뚫었습니다[c].
17 뼈마디가 앙상하게 드러나니
하나하나 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노려보며
내가 당한 일을 고소하게 여깁니다.
18 내 옷을 저희끼리 나누어 가지고
내 옷을 두고 제비를 뽑습니다.
19 그러나 오, 주님
당신은 내게서 멀리 계시지 마소서.
오, 나의 힘이신 주님
서둘러 오셔서 나를 도와주소서.
20 칼로부터 나의 목숨을 구해 주시고
저 개들에게서 나의 귀한 생명을 구해 주소서.
21 사자들의 입에서 나를 살려 내시고
들소들의 뿔로부터 나를 지켜 주소서[d].
22 주님
내가 친족들에게 당신의 이름을 선포하며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신을 찬양하겠습니다.
23 주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아
너희는 모두 그분을 찬양하여라.
야곱의 자손들아
너희는 모두 그분에게 영광을 돌려라.
이스라엘 자손들아
너희는 모두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24 그 분께서는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의 고난을 업신여기거나 깔보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그런 사람에게서 얼굴을 감추지 않으셨으며
그가 도와 달라고 울부짖을 때에 들어주셨다.
25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내가 당신이 하신 이 모든 일들을 찬양하겠습니다.
당신을 예배하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서원한 희생제물을 바치겠습니다.
26 그리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와서
배불리 먹을 것이며[e]
주를 찾는 사람들이 주를 찬양할 것입니다.
당신들의 마음 영원히 행복하기를[f]!
27 온 세상이 주님을 기억하고 주께로 돌아올 것이다.
뭇 민족, 모든 가문이 그분 앞에 엎드려 절할 것이다.
28 왕권은 주님의 것
그분께서 뭇 민족을 다스리시기 때문이다.
29 땅 위의 부자들이 모두 잔치를 열고 예배를 드릴 것이다.
곧 죽을 사람들과 이미 죽은 사람들이 그분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30 우리 후손들이 주를 섬기고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이 주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31 그들은 또 다음에 태어날 모든 세대들에게
그분이 행하신 의로운 일들을 말해줄 것이다.
17 그러고 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앞으로
그들의 죄와
법에 어긋나는 행실을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B)
18 이러한 죄들을 용서받았으니, 이제 죄를 씻기 위한 제물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오라
19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예수의 피를 힘입어 자신 있게 하늘의 지성소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 예수께서는 휘장을 뚫고 새로운 살길을 우리에게 열어 주셨습니다. 그 휘장은 곧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21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집을 다스리는 위대한 제사장을 모시고 있습니다. 22 우리의 마음에 뿌려진 그분의 피가 우리의 양심에서 죄책감을 깨끗이 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맑은 물로 씻겨 깨끗해졌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확고한 믿음과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갑시다. 23 또 우리에게 약속해 주신 분은 신실한 분이시니, 우리가 고백하는 희망을 흔들림 없이 굳게 붙드십시다.
서로 믿음에 굳게 서도록 도와라
24 그리고 서로를 격려하여 우리 모두가 사랑을 베풀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씁시다. 25 어떤 사람들은 함께 모이는 일을 게을리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말고 서로를 격려하여 자주 모입시다. 더구나 그날[b]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
예수는 우리가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우신다
14 우리에게는 하늘로 들어가신 위대한 대제사장이 계십니다.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킵시다. 15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할 줄 모르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이 세상에 사실 때에, 우리와 똑같이 온갖 시험을 다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결코 죄는 짓지 않으셨습니다. 16 이제 예수를 우리의 대제사장으로 모셨으니, 우리는 자신 있게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필요한 때에 우리를 도와줄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받게 될 것입니다.
7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사시는 동안에, 당신을 죽음에서 구해 주실 수 있는 하나님께 눈물을 흘리며 큰 소리로 기도하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복종하는 것을 보시고, 그분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8 그분은 비록 하나님의 아드님이셨지만, 고통을 겪음으로써 순종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9 그분은 그렇게 하여 완전한 분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께 순종하는 모든 사람이 그분 때문에 영원한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a]
예수께서 붙잡히시다
(마 26:47-56; 막 14:43-50; 눅 22:47-53)
18 예수께서 기도를 마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골짜기[a] 건너편으로 가셨다. 거기에는 올리브 과수원이 있었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과수원 안으로 들어가셨다.
2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거기에서 자주 모이셨다. 그래서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그곳을 알고 있었다. 3 유다는 로마 군인 한 떼와 높은 제사장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무장을 갖추고 횃불과 등불을 들고 있었다.
4 예수께서는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모두 아시고, 앞으로 나오시며 그들에게 물으셨다. “너희가 누구를 찾고 있느냐?”
5 “나사렛 사람 예수요.” 그들이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 사람이다.” (배반자 유다도 그들과 함께 그곳에 서 있었다.) 6 예수께서 “내가 그 사람이다.” 라고 말씀하시자, 그들이 뒤로 물러서다가 땅에 넘어졌다.
7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시 물으셨다. “너희가 누구를 찾고 있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나사렛 사람 예수요.”
8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희가 찾는 사람이 나라면,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은 가게 하여라.” 9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예수께서 전에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라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10 시몬 베드로는 칼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 칼을 빼어서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그의 오른쪽 귀를 베어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고였다.) 11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명령하셨다. “네 칼을 치워라!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잔[b]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안나스 앞으로 끌려가시다
(마 26:57-58; 막 14:53-54; 눅 22:54)
12 로마 군인들과, 그들의 대장과, 유대 사람의 성전 경비병들이 예수를 붙잡아 묶어서 13 안나스에게 끌고 갔다. 안나스는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이었다. 14 가야바는 유대 사람들에게,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한 사람이다.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말하다
(마 26:69-70; 막 14:66-68; 눅 22:55-57)
15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 하나가 예수를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였다. 그래서 그는 예수를 따라 대제사장의 집 안뜰에까지 들어갔다. 16 그러나 베드로는 대문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여종에게 말하고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문지기 여종이 베드로에게 물었다. “당신도 이 사람의 제자가 아닌가요?”
베드로가 “아니오.” 하고 대답하였다.
18 날이 추워서 종들과 경비병들은 몸을 녹이려고 불을 피우고, 불가에 둘러 서 있었다. 베드로도 이 사람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대제사장이 예수께 묻다
(마 26:59-66; 막 14:55-64; 눅 22:66-71)
19 대제사장이 예수께, 그분의 제자와 가르침에 관해 물었다. 2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말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대 사람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나는 어떤 것도 비밀스럽게 말하지 않았다. 21 그런데 어찌하여 내게 묻느냐? 내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그들은 틀림없이 내가 한 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22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셨을 때, 가까이 있던 경비병 가운데 하나가 예수의 뺨을 쳤다. 그는 “대제사장님께 그게 무슨 대답이냐?” 라고 말하였다.
23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틀린 말을 하였으면, 무엇이 틀렸는지 증거를 대어라. 그러나 내 말이 옳다면, 어찌하여 네가 나를 치느냐?”
24 그 뒤 안나스는 예수를 묶은 채로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보냈다.
베드로가 다시 거짓말하다
(마 26:71-75; 막 14:69-72; 눅 22:58-62)
25 시몬 베드로가 불을 쬐고 서 있는데,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도 그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오?”
베드로는 “아니오.” 라고 그들의 말을 부인하였다.
26 대제사장의 종 하나가 거기에 있었다. 그는 베드로가 귀를 자른 사람의 친척이었다. 그가 말하였다. “당신이 올리브 과수원에서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본 것 같소.”
27 베드로가 다시 그의 말을 부인하자, 바로 그 순간에 닭이 울었다.
빌라도 앞으로 끌려가시다
(마 27:1-2, 11-31; 막 15:1-20; 눅 23:1-25)
28 그 뒤에 유대 사람들이 예수를 가야바의 집에서 로마 총독의 관저[c]로 끌고 갔다. 이미 이른 아침이었다. 유대 사람들은 부정을 타지 않고 유월절음식을 먹으려고[d]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9 그래서 빌라도가 유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서 물었다. “당신들은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소하는 거요?”
30 유대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그가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가 총독님께 넘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31 빌라도가 유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이 그를 직접 데리고 가서, 당신네 법에 따라 재판하시오.”
유대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그러나 로마법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사람을 사형시킬 권한이 없습니다.” 32 이것은, 예수께서 자신이 겪을 죽음이 어떤 것인지 귀띔해 주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려고 일어났다.
33 빌라도는 관저 안으로 들어가서, 예수를 불러오게 하였다. 그리고 물었다. “당신이 유대 사람들의 왕이오?”
34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 물음은 당신 생각이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두고 당신에게 일러 준 말이오?”
35 빌라도가 말하였다. “나는 유대 사람이 아니오. 당신을 내게 넘겨준 것은 당신의 동족이고, 당신네 높은 제사장들이오. 당신이 지은 죄가 무엇이오?”
36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 왕권은 이 세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오. 내 왕권이 이 세상의 것이라면, 내 부하들이 싸워서 내가 유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았을 것이오. 그러나 내 왕권은 결코 이 세상의 것이 아니오.”
37 빌라도가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왕이로군.”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왕이라는 당신의 말은 옳은 말이오. 사실 나는 왕이 되려고 태어났으며, 세상에 왔소. 그리고 나는 진리에 대하여 증언함으로써 다스리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모두 내 말에 귀를 기울이오.”
38 빌라도가 물었다. “진리가 무엇이오?” 빌라도는 이렇게 말하고 유대 사람들에게로 다시 나가서 말하였다. “나는 이 사람을 고소할 근거를 찾을 수 없소. 39 그러나 내가 유월절에 죄수 하나를 풀어 주는 관례가 있소. 당신들은 내가 ‘유대 사람들의 왕’ 을 풀어 주기를 원하시오?”
40 그들이 소리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그 사람은 아닙니다! 바라바를 풀어 주십시오!” 그런데 바라바는 도적의 무리에 속한 자였다.
19 그러자 빌라도는 예수를 데려다가 채찍으로 때렸다. 2 군인들은 가시나무로 왕관을 엮어서 예수의 머리에 씌웠다. 그리고 예수께 자색 옷을 입히고, 3 거듭거듭 그분께 다가가 “유대 사람들의 왕, 만세!”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분의 얼굴을 때렸다.
4 다시 한 번 빌라도가 밖으로 나와서 유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내가 그를 당신들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그를 고소할 근거를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당신들에게 알리려는 것이오.” 5 예수께서 가시나무 왕관을 쓰고 자색 겉옷을 입고 나오시자, 빌라도가 유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자, 여기 그 사람이 있소!”
6 높은 제사장들과 그들의 경비병들은 그분을 보자마자 소리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그러나 빌라도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들이 그를 데려다가 직접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을 고소할 아무런 근거도 찾지 못하였소.”
7 유대 사람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에게도 법이 있습니다. 그 법에 따르면 그는 죽어 마땅합니다.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8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더욱 두려워졌다. 9 그는 관저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예수께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왔소?” 그러나 예수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10 빌라도가 말하였다. “내게 말하기를 거부할 작정이오? 내게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았더라면,[e] 당신에게는 나를 해칠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오. 그러니 나를 당신에게 넘겨준 사람의 죄가 더 크오.”
12 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를 풀어 주려고 애썼다. 그러나 유대 사람들은 계속 소리를 질렀다. “누구든지 자기를 가리켜 왕이라고 하는 사람은 시저[f]에게 대항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이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시저에게 불충하는 것입니다.”[g]
13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를 데리고 나와서, 리토스트로토스[h]라는 곳에 있는 재판관 자리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아람 말[i]로 가바다인데, ‘돌을 깔아 놓은 곳’ 이라는 뜻이다.) 14 이 날은 유월절을 준비하는 날이었고,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빌라도가 유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자, 여기 여러분의 왕이 있소!”
15 그러나 그들은 “그 자를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 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라고 소리쳤다.
빌라도가 물었다. “여러분의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란 말이오?”
높은 제사장들이 대답하였다. “우리의 왕은 시저 한 분뿐이십니다!”
16 마침내 빌라도는 유대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
(마 27:32-44; 막 15:21-32; 눅 23:26-43)
로마 군인들이 예수를 넘겨받았다. 17 예수께서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해골’ 이라는 곳으로 가셨다. (아람 말로는 이곳을 골고다라고 한다.) 18 이곳에서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예수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하나씩 세워 놓았다. 19 빌라도가 팻말을 준비하여 십자가 위에 붙였다. 거기에는 ‘나사렛 사람 예수, 유대 사람의 왕’ 이라고 쓰여 있었다. 20 많은 유대 사람이 그 팻말을 읽었다. 그곳이 예루살렘 성에 가까웠고, 팻말이 아람 말과 라틴 말[j] 과 그리스 말로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21 유대 사람의 높은 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말하였다. “‘유대 사람의 왕’ 이라고 쓰지 말고, ‘이 자는 스스로 유대 사람의 왕이라고 하였다.’ 라고 쓰십시오.”
22 빌라도가 대답하였다. “한번 썼으면 그만이다.”
23 군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뒤에, 예수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서 한 사람이 한 몫씩 차지하였다. 그러나 속옷은 솔기 없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통으로 짠 것이었다. 24 그래서 그들이 서로에게 말하였다. “이 옷은 찢지 말고, 제비를 뽑아서 가질 사람을 정하자.” 이것은
“그들이 내 겉옷을 나누어 가지고
내 옷을 놓고 제비를 뽑았다.”(A)
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군인들이 바로 그렇게 하였다.
25 예수의 십자가 가까이에 그분의 어머니가 서 계셨다. 예수의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도 거기에 서 있었다. 26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있는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어머님, 이 사람이 어머님의 아들입니다.” 27 그리고 제자에게는 “여기 이분이 네 어머님이시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예수께서 숨을 거두시다
(마 27:45-56; 막 15:33-41; 눅 23:44-49)
28 그 뒤에 예수께서는 이제 모든 일이 이루어진 것을 아시고, 성경[k] 말씀을 이루시려고 “목마르다.”[l]라고 말씀하셨다. 29 마침 그곳에 신 포도주가 가득 든 항아리가 있었다. 사람들은 갯솜[m]에 그 신 포도주를 듬뿍 적셔 히솝 풀[n] 대에 꿰어 예수의 입에 갖다 대었다. 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드시고 난 다음에, “다 이루었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고개를 떨구시고 숨을 거두셨다.
31 그날이 금요일이었다. 유대 사람들은 그 다음 날인 안식일에 주검을 십자가에 그대로 두고 싶지 않았다. 그 안식일은 특별히 엄숙하게 지켜야 할 안식일이었다. 그래서 빌라도에게,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의 다리를 꺾어 빨리 죽게 한 다음, 그들의 주검을 치우게 해 달라고 청하였다. 32 그래서 군인들이 와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첫째 사람의 다리와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꺾었다. 33 그러나 그들이 예수 앞에 와서는 이미 숨을 거두신 것을 보고, 그분의 다리는 꺾지 않았다. 34 그 대신 군인 하나가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다. 그러자 피와 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35 (이 일을 본 사람이 증언한다. 그것은 여러분도 믿게 하려는 것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자기가 참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이 일들이 일어난 것은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B)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37 또 성경의 다른 곳에는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사람을 볼 것이다.”(C)라는 말씀도 있다.
예수께서 묻히시다
(마 27:57-61; 막 15:42-47; 눅 23:50-56)
38 그 뒤에,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주검을 거두게 해 달라고 청하였다. (요셉은 예수의 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유대 사람들이 무서워서 그 사실을 숨겨 왔다.) 빌라도가 허락하니, 요셉이 가서 예수의 주검을 십자가에서 내렸다. 39 니고데모가 요셉과 함께 갔는데, 그는 어느 날 밤에 예수를 찾아간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니고데모는 몰약과 알로에를 섞은 것을 백 근쯤[o] 가져왔다. 40 이 두 사람은 예수의 주검을 모셔다가, 유대 사람의 장례 풍속대로 향료를 바르고 고운 베로 감았다. 41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과수원이 하나 있었다. 이 과수원에는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이 하나 있었다. 42 그날은 유대 사람의 안식일을 준비하는 날이었고, 이 무덤이 가까이 있었으므로 두 사람은 예수의 주검을 그곳에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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