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ning
두 번째 이집트로 내려가는 요셉의 형제들
43 가나안 땅에 기근이 더욱 심각해지자
2 그들이 이집트에서 가져온 식량 도 다 떨어졌다. 그래서 야곱이 아들들에게 “가서 양식을 좀더 사오너라” 하자
3 유다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사람은 우리가 동생을 데려가지 않으면 다시는 그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엄하게 경고하였습니다.
4 아버지께서 동생을 우리와 함께 보내 주셔야 우리가 내려가서 양식을 사올 수 있습니다.
5 그는 우리가 동생을 데려가지 않으면 자기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일 아버지께서 그를 보내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내려가지 않겠습니다.”
6 이때 야곱이 “너희가 어째서 그 사람에게 다른 동생이 있다고 말하여 나를 이처럼 괴롭히느냐?” 하자
7 그들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사람이 우리와 우리 가족에 대하여 자세히 묻고 ‘너희 아버지가 지금도 살아 있느냐? 너희에게 또 다른 동생이 있느냐?’ 하기에 우리는 그저 그의 질문에 대답했을 뿐입니다. 그가 우리 동생을 데려오라고 말할 줄을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8 그때 유다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저 아이를 나와 함께 보내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즉시 떠나겠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와 아버지와 우리 자녀들이 죽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9 내가 목숨을 걸고 그의 안전을 보장합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습니다. 내가 만일 무사히 그를 데리고 와서 아버지 앞에 두지 않으면 [a]내가 평생 동안 그 죄의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10 우리가 지체하지 않았더라면 벌써 두 번이나 갔다왔을 것입니다.”
11 그러자 그들의 아버지 야곱이 말하였다. “정 그렇다면 이렇게 하여라. 너희는 이 땅의 제일 좋은 토산물인 유향과 꿀과 향품과 몰약과 비자와 편도를 조금 가지고 가서 그 사람에게 선물로 주어라.
12 그리고 그 사람이 너희 자루 아구에 돈을 도로 넣어 주었으니 너희는 그 돈의 두 배를 가지고 가거라. 아마 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13 너희 동생도 그 사람에게 즉시 데리고 가거라.
14 전능하신 하나님이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가 시므온과 베냐민을 돌려보내기를 원할 뿐이다. 내가 자식을 잃게 되어도 하는 수 없다.”
15 그래서 그들은 선물과 전에 가지고 간 돈의 두 배를 가지고 베냐민과 함께 이집트로 내려갔다. 그들이 요셉 앞에 서자
16 요셉은 베냐민이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자기 집안 일을 맡은 하인에게 “이 사람들을 내 집으로 안내하고 짐승을 잡아 식사를 준비하라. 이들이 정오에 나와 함께 식사할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17 그래서 그 사람은 요셉이 시키는 대로 그들을 요셉의 집으로 안내하였다.
18 그러자 그들은 두려워하며 “지난번 우리 자루에 들어 있던 그 돈 때문에 우리가 여기에 끌려왔다. 그가 우리를 치고 달려들어 우리 나귀들을 빼앗고 우리를 노예로 삼으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다” 하고
19 그 집 문 앞에서 요셉의 집안 일을 맡은 하인에게
20 말하였다. “우리가 지난번 이 곳에 왔다가 양식을 사가지고
21 돌아가는 길에 하룻밤을 보내려고 머문 곳에서 자루를 풀어 보니 우리 돈이 각자의 자루 아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돈을 가지고 왔으며
22 또 양식을 살 다른 돈도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는 누가 그 돈을 우리 자루에 넣었는지 모릅니다.”
23 그때 그 하인이 대답하였다. “안심하시오. 두려워하지 마시오. 당신들의 하나님, 곧 당신들 아버지의 하나님이 그 돈을 당신들의 자루에 넣어 주신 것입니다. 나는 이미 당신들의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고서 그는 시므온을 그들에게 이끌어내고
24 그들을 요셉의 집으로 안내하여 그들에게 물을 주어 발을 씻게 하였으며 또 그들의 나귀에게도 먹이를 주었다.
25 그들은 거기서 요셉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말을 듣고 요셉이 정오에 도착하면 그에게 줄 선물을 챙겨 놓았다.
26 요셉이 집에 도착하자 그들은 선물을 집 안으로 가지고 가서 그에게 주고 바닥에 엎드려 그 앞에 절하였다.
27 요셉이 그들의 안부를 물으며 “너희가 말한 그 노인은 안녕하시냐? 그분이 아직 생존해 계시냐?” 하자
28 그들이 “우리 아버지는 지금까지 살아 계시며 평안히 잘 있습니다” 하며 머리를 숙여 절하였다.
29 요셉은 자기 친동생인 베냐민을 보고 “이 사람이 너희가 나에게 말한 너희 막내 동생이냐?” 하고 묻고 그에게 “하나님이 너에게 은혜 베푸시기를 원한다” 하였다.
30 요셉은 자기 동생을 보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아서 급히 밖으로 뛰쳐나가 울 곳을 찾다가 자기 안방으로 들어가서 실컷 울었다.
31 그러고서 그는 얼굴을 씻고 나와서 정을 억제하고 하인들에게 음식을 차리라고 지시하였다.
32 그러자 그들은 요셉과 그 형제들에게 따로따로 상을 차리고 또 거기서 먹는 이집트 사람에게도 상을 따로 차렸는데 이것은 이집트 사람들이 히브리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을 아주 싫어하였기 때문이었다.
33 요셉의 형제들을 나이 순으로 요셉을 향해 앉게 하자 그들은 놀라서 서로 쳐다보았다.
34 요셉은 자기 식탁에 있는 음식을 그들에게 주었으며 특별히 베냐민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다섯 배나 더 주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요셉과 함께 마음껏 먹고 마셨다.
자루 속에 든 은잔
44 요셉은 자기 집안 일을 맡은 하인에게 이렇게 지시하였다. “너는 각 사람의 자루에 가져갈 수 있을 만큼 양식을 채우고 각자의 돈도 그 자루에 넣어라.
2 그리고 제일 막내 동생의 자루에는 내 은잔을 넣고 그의 곡식 값도 함께 넣어 주어라.” 그래서 그는 요셉이 시키는 대로 하고
3 아침 일찍 나귀를 태워 그들을 보냈다.
4 그들이 성에서 나가 얼마 가지 않았을 때에 요셉이 자기 하인에게 말하였다. “그 사람들을 급히 뒤쫓아가서 그들에게 ‘어째서 너희가 선을 악으로 갚느냐?
5 너희가 무엇 때문에 내 주인이 가지고 술을 마시며 점치는 데 사용하는 은잔을 훔쳐 갔느냐? 너희는 정말 악한 짓을 하였다’ 고 말하라.”
6 그 하인이 그들을 뒤쫓아가서 그대로 말하자
7 그들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째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까? 우리는 절대로 그런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8 우리 자루에 들어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 당신에게 가져갔는데 무엇 때문에 우리가 당신 주인의 집에서 은금을 도둑질하겠습니까?
9 우리 중에 누구든지 그것을 가진 자가 발견되면 그를 죽이십시오. 그리고 나머지는 당신의 종이 되겠습니다.”
10 그때 그는 “좋소. 그렇다면 당신들의 말대로 하겠소. 누가 그 은잔을 훔쳤든지 그 사람만 내 종이 될 것이며 나머지는 아무 죄가 없을 것이오” 하였다.
11 그래서 그들이 각자 자루를 급히 땅에 내려 그것을 풀어 놓자
12 그 하인이 장남부터 시작하여 막내 동생에게 이르기까지 나이 순으로 샅샅이 뒤졌는데 그 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발견되었다.
13 이것을 본 형제들은 옷을 찢고 슬퍼하며 각자 짐을 나귀에 싣고 성으로 되돌아왔다.
14 유다와 그의 형제들이 요셉의 집에 이르렀을 때 요셉은 집에 그대로 있었다. 그들이 땅에 엎드려 그 앞에 절하자
15 요셉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가 어째서 이런 짓을 하였느냐? 나 같은 사람은 점으로 범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몰랐느냐?”
16 이때 유다가 대답하였다. “우리가 [b]총리께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무슨 변명을 하며 어떻게 우리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우리 죄를 드러내셨으니 이제 우리와 이 잔이 발견된 자가 다 당신의 종이 되겠습니다.”
17 그러자 요셉이 “내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 잔을 훔쳐 간 자만 내 종이 될 것이며 너희는 너희 아버지에게 평안히 돌아가거라” 하자
18 유다가 그에게 가까이 가서 말하였다. “총리께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제발 저에게 노하지 마십시오. 총리께서는 왕과 다름이 없습니다.
19 전에 총리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아버지나 다른 형제가 있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20 그래서 우리가 ‘우리에게는 나이 많은 아버지가 계시고 또 아버지가 노년에 낳은 어린 동생이 있는데 그의 형은 죽었고 그의 어머니가 낳은 아들 중에서 그만 남았으므로 아버지가 그를 무척 사랑합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21 그때 총리께서는 우리에게 그 아이를 데리고 와서 대면하게 하라고 하셨으므로
22 우리는 그 아이가 아버지를 떠날 수 없으며 만일 떠나게 되면 아버지가 죽게 될 것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23 그러나 총리께서는 우리에게 ‘너희 막내 동생을 데려오지 않으면 너희가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24 “그래서 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돌아가서 총리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25 그 후에 우리 아버지가 다시 가서 양식을 좀 사오라고 하셨을 때
26 우리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우리가 내려갈 수 없습니다. 막내 동생을 우리와 함께 가게 해 주시면 우리가 내려가겠습니다. 그러나 막내 동생과 함께 가지 않으면 우리는 그 사람을 볼 수가 없습니다.’
27 그때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도 알겠지만 [c]내 아내 라헬은 나에게 두 아들만 낳아 주었다.
28 그런데 하나는 나를 떠났으니 맹수에게 찢겨 죽은 것이 틀림없다. 그때 이후로 내가 아직 그를 보지 못했는데
29 너희가 이 아이마저 내게서 뺏어 가려고 하는구나! 만일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면 너희는 백발이 된 나를 슬픔 가운데서 무덤으로 내려보내는 자들이 될 것이다.’
30 “아버지의 생명이 이 아이에게 달려 있는데 우리가 아버지에게 돌아갈 때 만일 이 아이가 우리와 같이 가지 않으면
31 아이가 없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죽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백발이 된 아버지를 우리가 죽이는 셈이 됩니다.
32 게다가 나는 아버지에게 목숨을 걸고 이 아이의 안전을 보장하며 ‘만일 이 아이를 아버지에게 데리고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평생 동안 그 죄의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하고 약속했습니다.
33 이 아이 대신 내가 총리의 종이 되어 여기에 머물러 있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이 아이는 형제들과 함께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34 내가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고 어떻게 아버지에게 돌아갈 수 있겠습니까? 아버지에게 불행한 일이 닥치는 것을 내가 차마 볼 수 없습니다.”
형제들에게 자기를 알리는 요셉
45 요셉은 하인들 앞에서 더 이상 정을 억제할 수가 없어 큰 소리로 명 령하여 모든 하인들을 물러가게 하고 형제들에게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알렸는데 그때 그 곳에는 자기 형제들 외에 아무도 없었다.
2 그러고서 요셉이 큰 소리로 울자 이집트 사람들은 그가 우는 소리를 들었으며 또 그 소문은 바로의 궁전에까지 전해졌다.
3 요셉이 형들에게 “나는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십니까?” 하자 형들은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라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4 그때 요셉이 형들에게 “나에게 가까이 오십시오” 하자 그들이 가까이 다가갔다. 그래서 요셉이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형님들이 이집트에 판 동생 요셉입니다.
5 형님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근심하거나 한탄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구하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먼저 이 곳에 보내셨습니다.
6 이 땅에 2년 동안 흉년이 들었지만 앞으로도 5년 동안은 경작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 것입니다.
7 하나님이 놀라운 방법으로 형님들을 구원하고 형님들과 형님들의 자손들이 살아 남도록 하기 위해서 나를 형님들보다 먼저 보내셨습니다.
8 그러므로 나를 이 곳에 보내신 분은 형님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바로의 [d]고문관으로 삼으시고 또 [e]그의 모든 권한을 나에게 맡겨 온 이집트를 다스리는 총리가 되게 하셨습니다.
9 “이제 형님들은 속히 아버지에게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아들 요셉이 이렇게 말한다고 일러 주십시오. ‘하나님이 나를 이집트의 총리로 삼으셨습니다. 지체하지 마시고 나에게 내려오십시오.
10 아버지께서는 아들들과 손자들과 함께 아버지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를 이끌고 와서 이 곳 고센 땅에 살면서 나와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11 아직 5년 동안 흉년이 더 계속될 것이므로 내가 여기서 아버지를 보살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와 집안 식구들과 짐승이 다 굶주리게 될 것입니다.’
12 “여러 형님들과 동생 베냐민도 내가 정말 요셉이라는 것을 보셨습니다.
13 그러니 이제 내가 이집트에서 누리고 있는 이 모든 영화와 형님들이 본 것을 다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고 서둘러 아버지를 모시고 내려오십시오.”
14 그러고서 그가 자기 동생 베냐민을 끌어안고 울자 베냐민도 요셉을 끌어안고 울었다.
15 그리고 요셉은 형들과 하나하나 입맞추며 울었다. 그제서야 형들이 요셉과 말하기 시작하였다.
16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문이 바로의 궁전에 전해지자 왕과 신하들이 다 기뻐하였다.
17 그때 바로가 요셉에게 말하였다. “너는 네 형들에게 식량을 싣고 가나안 땅에 돌아가서
18 네 아버지와 가족을 데려오라고 하라. 내가 그들에게 이집트에서 제일 좋은 땅을 주겠다. 그들은 [f]가장 좋은 농산물을 먹고 살 것이다.
19 또 너는 그들에게 이집트에서 수레를 가지고 가서 그들의 처자들과 아버지를 태워서 데려오라고 하라.
20 그들이 가져오지 못하는 물건에 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집트의 제일 좋은 것이 다 그들의 것이 될 것이다.”
21 야곱의 아들들이 그렇게 하기로 하자 요셉은 바로가 명령한 대로 그들에게 수레와 길에서 먹을 음식을 주고
22 또 그들에게 각각 옷 한 벌씩을 주었으며 베냐민에게는 [g]은화 300개와 옷 다섯 벌을 주었다.
23 그리고 그의 아버지에게는 수나귀 열 마리에 이집트의 제일 좋은 물품을 싣고 또 암나귀 열 마리에는 길에서 아버지에게 드릴 곡식과 빵과 음식을 실어
24 형들을 돌려보내며 “형님들, 길에서 다투지 마십시오” 하였다.
25 그들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에 있는 아버지에게 가서
26 “요셉이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가 이집트의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하자 야곱은 깜짝 놀라며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27 그러나 요셉이 말한 것을 다 말해 주자 그는 요셉이 자기를 태우려고 보낸 수레를 보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28 이렇게 말하였다. “더 물어 볼 필요도 없다. 내 아들 요셉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니! 내가 죽기 전에 가서 그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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