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New Testament
16 주께서 하나니의 아들 예후를 시켜 바아사를 두고 이렇게 좋지 않은 말씀을 하게 하셨다. 2 “내가 너를 먼지 속에서 들어 올려 내 백성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았다. 그러나 너는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죄를 짓게 하고 그들의 죄로 나의 화를 돋우었다. 3 그러므로 내가 너와 네 집안을 모두 삼켜 버려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집안처럼 되게 하겠다. 4 바아사 집안에 속한 사람으로 성 안에서 죽은 사람은 개들이 먹어 치우고, 들에서 죽은 사람은 새들이 쪼아 먹을 것이다.”
5 바아사가 다스리는 동안에 일어난 다른 일들과 그가 한 일들은 ‘이스라엘 왕들의 역사’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6 바아사는 죽어서 디르사에 묻히고 그의 아들 엘라가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7 주께서 하나니의 아들인 예언자 예후를 시켜 바아사와 그의 집안에게 경고의 말씀을 하신 것은, 바아사가 주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하여 주의 화를 돋우고, 여로보암의 집안과 같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로보암 집안의 모든 사람을 죽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왕 엘라
8 유다의 아사 왕 제이십육년에 바아사의 아들 엘라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 그는 디르사에서 두 해 동안 다스렸다.
9 엘라의 신하 가운데 시므리라는 장군이 있었다. 그는 엘라의 전차 가운데 절반을 지휘하였다. 그러나 시므리가 엘라에게 반기를 들었다.
그때 엘라는 디르사에 있는 궁내대신[a] 아르사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취해 있었다. 10 시므리가 그 집에 들어가 엘라 왕을 죽였다. 그때가 유다의 아사 왕 제이십칠년이었다. 시므리가 엘라의 뒤를 이어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
이스라엘 왕 시므리
11 시므리는 왕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바아사의 온 집안을 쓸어버렸다. 그는 바아사의 친척이나 친구 가운데 단 한 사람의 남자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죽였다. 12 이렇게 시므리가 바아사의 집안을 완전히 멸하였다. 주께서 예언자 예후를 시켜 바아사에게 말씀하신 그대로였다. 13 이것은 바아사와 그의 아들 엘라가 지은 모든 죄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만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쓸모없는 우상들을 만들어서 이스라엘 백성도 죄를 짓게 하여,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화를 돋우었다.
14 엘라가 다스리는 동안에 일어난 다른 일들과 그가 한 모든 일은 ‘이스라엘 왕들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15 유다의 아사 왕 제이십칠년에 시므리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디르사에서 이레 동안 다스렸다. 시므리가 엘라를 죽이고 왕위에 올랐을 무렵, 이스라엘 군대는 블레셋의 한 성읍인 깁브돈 가까이에 진을 치고 있었다. 16 진을 치고 있던 이스라엘 병사들이 시므리가 왕에게 반기를 들고 일어나 왕을 살해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바로 그날 그 진에서 자기들의 군사령관인 오므리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다. 17 그러자 오므리는 이스라엘 군대를 이끌고 깁브돈을 떠나 디르사로 올라가 성을 에워쌌다. 18 시므리는 성이 반군의 손에 넘어간 것을 보고 왕궁 안의 요새로 들어간 다음 자기 둘레의 왕궁에 불을 질렀다. 이렇게 하여 그가 죽은 것은 19 그가 지은 죄 때문이다. 그는 주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저지르고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가서, 이스라엘에게 죄를 짓게 하였다.
20 시므리가 다스리는 동안에 일어난 다른 일들과 그의 반란은 모두 ‘이스라엘 왕들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이스라엘 왕 오므리
21 그 뒤에 이스라엘 백성이 두 편으로 나뉘어 절반은 기낫의 아들 디브니를 왕으로 내세우고, 나머지 절반은 오므리를 내세웠다. 22 그러나 오므리를 따르는 무리가 기낫의 아들 디브니를 따르는 무리보다 더 강하였다. 그리하여 디브니는 죽고 오므리가 왕이 되었다.
23 유다의 아사 왕 제삼십일년에 오므리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열두 해 동안 다스렸다. 그 가운데 여섯 해 동안은 디르사에서 다스렸다. 24 오므리는 세멜에게 은 두 달란트[b]를 주고 사마리아 산지를 사서, 거기에 성을 세우고 그 이름을 주인이던 세멜의 이름을 따라 사마리아라고 불렀다.
25 그러나 오므리는 주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들을 저지르고 이전의 어떤 왕보다 더 많은 죄를 지었다. 26 그는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걸은 길을 그대로 따라 걸었다. 여로보암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죄를 짓게 하니, 그들이 하잘것없는 우상들을 만들어서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화를 돋우었는데, 오므리도 이러한 여로보암의 죄를 그대로 따라 지었다.
27 오므리가 다스리는 동안에 일어난 다른 일들과 그의 업적은 ‘이스라엘 왕들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28 오므리는 죽어서 사마리아에 묻혔다. 그의 아들 아합이 그의 뒤를 이어서 왕이 되었다.
이스라엘 왕 아합
29 유다의 아사 왕 제삼십팔년에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사마리아에서 스물두 해 동안 다스렸다. 30 아합은 주께서 보시기에 그 이전의 어떤 왕보다 더 악한 일을 저질렀다. 31 그는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지은 죄를 따라 짓는 것 정도는 하찮게 여기고, 한 발 더 나아가 시돈 왕 엣바알의 딸인 이세벨과 결혼하여 바알을 섬기고 예배까지 하였다. 32 그는 사마리아에 바알 신전을 짓고 거기에 바알을 위해 제단도 세웠다. 33 또한 아합은 아세라 장대를 세웠다. 그는 이전의 어떤 이스라엘 왕보다 더 악한 일을 하여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화를 돋우었다.
34 아합 시대에 베델 사람 히엘이 여리고 성을 다시 건축하였다. 히엘은 성의 기초를 놓으면서 맏아들 아비람을 잃고, 성문을 달면서 막내아들 스굽을 잃었다. 이것은 주께서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통해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c].
까마귀들이 엘리야를 먹이다
17 길르앗의 디셉에 사는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였다. “내가 섬기는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합니다. 내 말이 있기 전에는 앞으로 몇 해 동안 비는 물론 이슬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2 그런 다음 주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3 “이곳을 떠나 동쪽으로 가서 요단 강 동쪽에 있는 그릿 시냇가에 숨어라. 4 그리고 그 시냇물을 마셔라. 내가 까마귀에게 그곳에서 너를 먹여 살리라고 명하였다.” 5 엘리야는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요단 강 가까이에 있는 그릿 시냇가로 가서 거기에 머물렀다. 6 날마다 아침과 저녁에 까마귀들이 엘리야에게 빵과 고기를 날라다 주었고, 엘리야는 그 시냇물을 마셨다.
사르밧의 홀어미
7 그 나라에 비가 내리지 않았으므로 얼마 뒤에는 그 시냇물도 말라 버렸다. 8 그때 주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셨다. 9 “너는 곧 시돈에 있는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에서 지내도록 하여라. 나는 그곳에 있는 한 홀어미에게 네게 먹을 것을 주라고 명하였다.”
10 그리하여 엘리야는 사르밧으로 갔다. 그가 성문에 이르렀을 때 한 홀어미가 땔감을 줍고 있었다. 엘리야가 그 여자를 불러서 말하였다. “내게 마실 물 한 그릇만 떠다 줄 수 있겠소?” 11 그 여인이 물을 가지러 가는데 엘리야가 그 여인을 불러 세웠다. “빵도 한 조각 가져다주면 고맙겠소.”
12 그 여인이 대답하였다. “어른께서 섬기시는 주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만 저에게는 빵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항아리에 남아 있는 밀가루 한 줌과 병에 남은 기름 몇 방울뿐입니다. 저는 지금 땔감을 몇 개 주워 집에 가지고 가서 저와 제 아들을 위해 마지막 식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먹고 죽으려 합니다.”
13 엘리야가 그 여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고 집으로 가서 그대가 말한 대로 하시오. 그러나 그대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먼저 작은 빵 한 덩이를 만들어 내게 가져오시오. 그런 다음 그대와 그대의 아들이 먹을 것을 만드시오. 14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 땅에 비를 내리는 날까지, 그 항아리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그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소.”
15 그 여인은 집으로 돌아가 엘리야가 일러준 대로 하였다. 그러자 날마다 엘리야와 그 여인과 가족이 먹을 것이 있었다. 16 주께서 엘리야를 시켜 말씀하신 대로 항아리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17 이런 일이 있은 뒤에 그 집 여주인의 아들이 병들어 눕게 되었다. 아들의 병이 점점 깊어져 결국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18 그러자 그 여인이 엘리야에게 말하였다. “하나님의 사람이시여 무엇 때문에 어른께서 저를 못마땅하게 여기십니까? 어른께서는 저의 죄를 기억나게 하시고 제 아들을 죽이려고 오셨습니까?”
19 엘리야가 그 여인에게 말하였다. “아들을 이리 주시오.” 그는 여인의 팔에서 아이를 받아 안고 자기가 머물고 있는 다락방으로 올라가 침대 위에 뉘어 놓았다. 20 그런 다음 주께 부르짖었다. “오, 주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주께서 내가 머물고 있는 이 집의 아들을 죽게 하여, 이 홀어미에게 이렇게 크나큰 슬픔을 내리셨습니까?” 21 그런 다음 그는 세 번 아이의 몸 위에 자기 몸을 맞대고 엎드려 기도하였다. “오, 주 나의 하나님. 이 아이의 생명이 다시 아이에게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22 주께서 엘리야가 부르짖는 기도를 들어주셨다. 아이의 생명이 다시 아이에게 돌아오니 아이가 살아났다. 23 엘리야가 그 아이를 안고 다락방에서 내려와 아이의 어머니에게 건네주면서 말하였다. “보시오, 그대의 아들이 살아났소.”
24 그러자 여인이 대답하였다. “이제야 어른께서 정말로 하나님의 사람이며, 주께서 어른을 통해 말씀하신 것이 참인 것을 알겠습니다.”
엘리야와 오바댜
18 오랜 시간이 흘러 가뭄이 든 지 세 해째에 주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너는 가서 아합 왕 앞에 나서라. 내가 이 땅에 비를 내리겠다.” 2 그리하여 엘리야가 아합을 만나러 갔다.
그런데 사마리아에 가뭄이 심하였다. 3 아합 왕이 궁내대신[d] 오바댜를 불렀다. (오바댜는 주를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이었다. 4 이세벨이 주의 예언자들을 모두 죽일 때에 그는 예언자 백 명을 오십 명씩 나누어 두 개의 동굴에 숨기고 먹을 것과 물을 대주었다.) 5 아합이 오바댜에게 말하였다. “전국을 누비며 물이 있을 만한 샘과 시내를 찾아보시오. 혹시 말과 나귀에게 먹일 풀이 있는 곳을 찾을지 누가 알겠소. 그렇게만 되면 우리의 짐승을 죽이지 않아도 될 것이오.” 6 그리하여 그들은 그 땅을 둘로 나누어서 한 쪽은 아합이 맡고 다른 한쪽은 오바댜가 맡아 제각기 물을 찾아 나섰다. 7 오바댜가 길을 가는데 엘리야가 그 앞에 나타났다. 오바댜가 그를 알아보고 땅에 엎드려 절하며 말하였다. “엘리야 선생님 아니십니까?”
8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그렇소. 그대의 주인에게 가서 엘리야가 여기 있다고 알려 주시오.”
9 그러자 오바댜가 대답하였다.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선생님께서 저를 아합의 손에 넘겨 죽임을 당하게 하시렵니까? 10 선생님께서 섬기시는 주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지만, 제 주인은 어른을 찾으려고 사람을 보내지 않은 민족이나 나라가 없습니다. 그 민족이나 나라가 그곳에 선생님이 계시지 않다고 주장하면, 아합은 그들에게 선생님께서 그곳에 없다는 것을 맹세하게 하였습니다. 11 그런데 지금 선생님께서는 제 주인에게 가서 ‘엘리야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알리라고 하십니다. 12 제가 선생님을 떠나가면 주의 영이 선생님을 어디로 데려가실지 모릅니다. 제가 아합에게 가서 말하였다가 그가 와서 선생님을 찾지 못하면 그는 나를 죽일 것입니다. 선생님의 종인 저는 어릴 때부터 주를 섬겨 왔습니다. 13 이세벨이 주의 예언자들을 죽일 때 제가 한 일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저는 예언자 백 명을 오십 명씩 나누어 두 동굴에 숨기고 그들에게 먹을 것과 물을 대주었습니다. 14 그런데 지금 선생님께서는 저더러 제 주인에게 가서 ‘엘리야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하라고 하십니다. 제 주인은 반드시 저를 죽일 것입니다.”
15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내가 섬기는 전능하신 주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오. 내가 오늘 틀림없이 아합 앞에 나서겠소.”
갈멜 산 위에 선 엘리야
16 그리하여 오바댜가 아합에게 가서 말하니 아합이 엘리야를 만나러 왔다.
17 아합이 엘리야를 보고 말하였다. “그대가 바로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자요?”
18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나는 이스라엘을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임금님과 임금님의 아버지 집안이 이스라엘을 괴롭혔지요. 임금님은 주의 명령을 저버리고 바알을 따랐습니다. 19 이제 온 이스라엘에서 백성들을 불러 모아 갈멜 산에서 나와 만나게 해 주십시오. 또한 이세벨에게서 얻어먹고 사는 바알의 예언자 사백오십 명과 아세라의 예언자 사백 명도 그곳으로 불러 주십시오.”
20 그리하여 아합은 온 이스라엘 백성을 부르고, 예언자들을 갈멜 산으로 모이게 하였다. 21 엘리야가 백성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망설이려 합니까? 주께서 하나님이시면 그분을 따르고, 바알이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나 백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2 그러자 엘리야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주의 예언자로서 살아남은 사람은 나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바알 예언자는 사백오십 명이나 있습니다. 23 이제 황소 두 마리를 우리에게 끌어오십시오. 그리고 바알의 예언자들에게 한 마리를 골라잡아, 조각을 내어 장작 위에 얹으라고 하십시오. 그러나 거기에 불을 붙이게 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나머지 황소를 준비하여 장작 위에 얹되 거기에 불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24 그런 다음 바알의 예언자들은 바알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나는 주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불을 내려 응답하는 신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러자 모든 백성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였다.
25 엘리야가 바알의 예언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의 숫자가 많으니 당신들이 먼저 황소 한 마리를 골라서 준비하시오. 당신들의 신의 이름을 부르되 불을 붙이지는 마시오.” 26 그리하여 바알의 예언자들은 그들이 받은 소를 잡아서 준비하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아침부터 한낮까지 “오, 바알이시여. 우리에게 응답해 주소서!” 라고 소리치며 바알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만든 제단 둘레를 돌며 춤도 추었다.
27 한낮이 되자 엘리야가 빈정거리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더 큰 소리로 불러 보시오. 바알은 정말로 신이오? 그렇다면 깊은 생각에 잠겼든지, 아니면 화장실에 가서 일을 보고 있거나,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오. 어쩌면 자고 있어서 깨워야 할지도 모르오.” 28 그리하여 바알의 예언자들이 더 크게 소리치며, 그들의 관습에 따라 칼과 창으로 자기들의 몸에 상처를 내니,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29 한낮이 지나고 저녁 제사를 드릴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날뛰며 예언을 하였다. 그러나 아무런 응답도 없고, 아무런 대답도 없고,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
30 그러자 엘리야가 모든 백성에게 말하였다. “내게로 가까이 오십시오.” 그들이 그에게 가까이 오자 그는 허물어진 주의 제단을 고쳐 쌓았다. 31 주께서는 일찍이 야곱에게 “너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엘리야는 그 야곱에게서 나온 가문의 수대로 열두 개의 돌을 모았다. 32 그는 그 돌들로 주의 이름을 기리는 제단을 다시 쌓고, 제단 둘레에는 두 세아[e] 정도의 곡식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도랑을 팠다. 33 그는 제단에 장작을 쌓고 소를 조각내어 그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말하였다. “큰 항아리 네 개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번제물과 장작 위에 부으십시오.”
34 그가 “한 번 더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말하니 그들이 다시 그렇게 하였다.
그가 “세 번째로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명하니 그들이 세 번째로 그렇게 하였다. 35 그러자 물이 제단 둘레로 흘러내려 도랑을 가득 채웠다.
36 제사를 드릴 때가 되자 예언자 엘리야는 제단 앞으로 가서 기도 드렸다. “오,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신 주여, 주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며 내가 주의 종인 것을 오늘 저들이 알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내가 주의 명령에 따라 이 모든 일을 하였다는 것도 알게 하여 주십시오. 37 내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오, 주여. 내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백성이 주님이 하나님이신 것과 주께서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고 계신 것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38 그러자 주의 불이 내려와 제물과 장작과 돌과 흙을 태우고 도랑 안에 있는 물을 바싹 말려 버렸다. 39 모든 백성이 이것을 보고 땅에 엎드려 부르짖었다. “주는 하나님이십니다! 주는 하나님이십니다!”
40 그때 엘리야가 그들에게 명하였다. “바알의 예언자들을 잡으십시오. 한 사람도 놓치지 마십시오.” 백성이 바알의 예언자를 모두 붙잡았다. 엘리야는 그들을 기손 골짜기로 끌고 가 그곳에서 모두 죽였다.
비가 다시 오다
41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였다. “올라가셔서 음식을 드십시오. 빗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42 아합이 가서 음식을 들었다. 그러나 엘리야는 갈멜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땅에 닿도록 몸을 굽히고 두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43 그러고는 그의 종에게 “가서 바다 쪽을 바라보라.” 하고 말하였다.
종이 올라갔다 와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엘리야는 그 종에게 일곱 번이나 “다시 가서 보고 오너라.”라고 말하였다.
44 일곱 번째에 그 종이 돌아와서 말하였다. “어른 주먹만한 구름이 바다에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엘리야가 종에게 말하였다. “아합에게 가서 ‘비가 와서 길이 막히기 전에 어서 전차를 타고 내려가십시오.’라고 일러라.”
45 그러는 사이 하늘에 시커먼 구름이 모여들고 바람이 일면서 큰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아합은 이스르엘로 달려갔다. 46 그때 주의 능력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엘리야는 입고 있던 겉옷 자락을 허리띠 밑에 밀어 넣고, 아합을 앞질러 이스르엘까지 줄곧 달려갔다.
예수께서 잡히시다
(마 26:47-56; 막 14:43-50; 요 18:3-11)
47 예수께서 아직도 말씀하고 계실 때에 한 떼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인 유다가 앞장서고 있었다. 유다는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다가왔다.
48 예수께서 유다에게 말씀하셨다. “유다야, 너는 입맞춤으로 사람의 아들을 원수들에게 넘겨주려고 하느냐?” 49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보고 예수께 여쭈었다. “주님, 저희가 칼로 저들을 칠까요?” 50 그리고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 칼로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그의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51 예수께서는 “그만두어라!” 하고 말리시며, 그 종의 귀에 손을 대어 고쳐 주셨다.
52 예수를 잡으러 온 무리는, 높은 제사장들과 성전 수비대 장교들과 장로[a]들이었다. 예수께서 그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칼과 몽둥이를 가지고 왔느냐? 너희는 내가 강도인 줄로 아느냐? 53 나는 날마다 너희와 같이 성전에 있었지만, 너희는 나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너희의 때요, 어둠의 세력이 판을 치는 때이다.”
베드로가 무서워서 예수를 모른다고 말하다
(마 26:57-58, 69-75; 막 14:53-54, 66-72; 요 18:12-18, 25-27)
54 무리는 예수를 잡아 대제사장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따라갔다. 55 군인들은 안마당 한가운데에 불을 피우고 모여 앉았다.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56 여종 하나가 베드로가 그들 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여자는 베드로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말하였다. “이 사람도 예수와 함께 있었습니다!”
57 베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였다. “여보시오, 나는 그 사람을 알지도 못합니다.”
58 조금 뒤에 다른 사람이 베드로를 보고 말하였다. “당신은 예수를 따라다니던 패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오.”
베드로는 “여보시오, 나는 아니오!” 하고 말하였다.
59 한 시간쯤 지나서 또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틀림없이 이 사람은 예수와 함께 있었소. 이 사람도 갈릴리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자기 말이 틀림없다고 주장하였다.
60 그러나 베드로는 “여보시오,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하고 말하였다.
베드로가 말을 하고 있을 바로 그때에 수탉이 울었다. 61 주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바라보셨다. 베드로는 그제서야 “오늘 수탉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말할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62 베드로는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경비병들이 예수를 조롱하다
(마 26:67-68; 막 14:65)
63 예수를 지키던 사람들이 예수를 놀리고 때리기 시작하였다. 64 그러고는 예수의 눈을 가리고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혀 보라!” 하고 말하였다. 65 그들은 온갖 말로 예수를 모욕하였다.
유대 지도자들 앞에 서신 예수
(마 26:59-66; 막 14:55-64; 요 18:19-24)
66 날이 밝아 백성의 장로들 곧 높은 제사장들과 율법 선생들이 모였다. 예수는 그 의회 앞으로 끌려갔다. 67 그들이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가 그리스도이면, 우리에게 그렇다고 말하시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리스도라고 말하여도 당신들은 믿지 않을 것이오. 68 그리고 내가 당신들에게 물어도 당신들은 대답하지 않을 것이오. 69 그러나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을 것이오.”
70 그들 모두가 물었다. “그렇다면 그대가 하나님의 아들이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당신들의 말이 옳소.”
71 그러자 그들이 말하였다. “이제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겠는가? 우리가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직접 듣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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