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heyne Bible Reading Plan
유산 상속 문제
27 이삭이 점점 나이가 들어 눈이 어두워지고 앞을 잘 볼 수 없게 되었다. 하루는 이삭이 맏아들 에서를 불러 말하였다. “내 아들아.”
에서가 대답하였다.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
2 이삭이 말하였다. “얘야, 보라. 이제 나는 나이 많은 늙은이어서 언제 죽을지 알 수 없구나. 3 그러니 네 화살통과 활을 메고 들판으로 나가 사냥을 해 오너라. 4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요리를 해 오너라. 그러면 내가 죽기 전에 네게 복을 빌어 주겠다.”
야곱이 이삭을 속이다
5 그런데 리브가는 이삭이 아들 에서에게 하는 말을 엿듣고 있었다. 에서가 짐승을 잡아오려고 들판으로 나가자 6 리브가는 아들 야곱에게 말하였다. “얘야, 나 좀 보자. 네 아버지가 네 형 에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7 ‘사냥을 해다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가지고 오너라. 그러면 내가 죽기 전에 주 앞에서 네게 복을 빌어 주겠다.’ 8 그러니 얘야, 내 말을 잘 듣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9 염소 떼로 가서 가장 좋은 어린 염소 두 마리를 끌어 오너라. 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식으로 아버지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어 주마. 10 그러면 네가 그것을 아버지께 갖다 드려 잡수시게 하여라. 그래야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네게 복을 빌어 주실 것이다.”
11 야곱이 어머니 리브가에게 말하였다. “에서 형은 몸에 털이 많은 사람인데 저는 살갗이 매끈합니다. 12 만일 아버지께서 저를 만지시면 어떻게 합니까? 그렇게 되면 저는 아버지를 속이려는 나쁜 놈으로 보여서 축복은커녕 저주를 받게 될 것입니다.”
13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아, 저주는 내가 받을 터이니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여라. 얼른 가서 염소를 끌어 오너라.”
14 그래서 야곱은 염소 두 마리를 끌어다 어머니에게 주었다. 리브가는 이삭이 좋아하는 식으로 그의 입맛에 꼭 맞게 염소를 요리하였다. 15 그러고는 집안에 두었던 큰 아들 에서의 옷 가운데 가장 좋은 옷을 꺼내어 작은아들 야곱에게 입혔다. 16 그런 다음 야곱의 두 손과 목의 매끈한 부분에 염소 가죽을 둘러 주었다. 17 리브가는 자기가 준비한 맛있는 음식과 빵을 아들 야곱에게 주었다.
18 야곱은 음식을 들고 아버지에게 가서 말하였다. “아버님.”
이삭이 대답하였다. “오냐 내 아들아, 너는 누구냐?”
19 야곱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님의 맏아들 에서입니다. 아버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잡수실 것을 가져왔습니다. 일어나 앉으셔서 제가 사냥해서 만든 음식을 드십시오. 그런 다음 저에게 복을 빌어 주십시오.”
20 그러나 이삭이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사냥을 해 왔느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주 아버님의 하나님께서 저를 도와 주셨습니다.”
21 그러자 이삭이 야곱에게 말하였다. “아들아, 너를 만져 볼 수 있게 이리 가까이 오너라. 그래야 네가 진짜 내 아들 에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2 야곱이 아버지 이삭에게 다가갔다. 이삭은 야곱을 만져보며 말하였다. “목소리는 야곱의 목소리인데 손은 에서의 손이구나.” 23 이삭은 그가 야곱인 것을 몰랐다. 그의 손이 그의 형 에서의 손처럼 털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삭이 야곱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24 이삭이 다시 물었다.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서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야곱이 받은 복
25 그러자 이삭이 말하였다. “아들아, 네가 사냥감으로 만든 음식을 이리 다오. 내가 그것을 먹고 나서 네게 복을 빌어 주마.”
야곱이 아버지에게 음식을 드리니 아버지가 그것을 먹었다. 그리고 야곱이 아버지에게 포도주를 따라 주니 아버지가 그것도 마셨다.
26 그러고 나서 이삭이 말하였다. “아들아, 가까이 와서 내게 입을 맞춰 다오.”
27 야곱이 아버지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이삭은 그가 입고 있는 옷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야곱을 축복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아 내 아들의 냄새는 들녘의 냄새.
주께서 축복하신 그 들녘의 냄새와 같구나.
28 하나님께서 하늘의 이슬을 내려 주시고
땅을 기름지게 하셔서
곡식과 새 포도주가 네게 넉넉하게 해 주실 것이다.
29 여러 민족이 너를 섬기고
여러 백성이 네게 절할 것이다.
네가 네 형제들을 다스리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절할 것이다.
너를 저주하는 사람은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
에서에게 남은 복
30 이삭이 야곱에게 복을 다 빌어 주고 야곱이 아버지 앞에서 물러 나오자마자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왔다. 31 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아버지에게 가져와서 말하였다. “아버님, 일어나 앉으십시오. 그리고 제가 사냥감으로 만들어 온 음식을 드신 뒤에 제게 복을 빌어 주십시오.”
32 그의 아버지 이삭이 물었다. “너는 누구냐?”
에서가 대답하였다. “아버님의 맏아들 에서입니다.”
33 이삭은 심하게 몸을 떨며 말하였다. “그러면 사냥을 해서 내게 음식을 가져온 사람은 누구냐? 네가 들어오기 조금 전에 내가 그것을 먹고 그 사람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그러니 틀림없이 그가 복을 받을 것이다.”
34 에서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간절한 목소리로 크게 울부짖으며 애원하였다. “아버님, 제게도, 제발 제게도, 복을 빌어 주십시오.”
35 이삭이 말하였다. “네 동생이 몰래 와서 네가 받을 복을 가로챘구나!”
36 에서가 말하였다. “그 녀석에게 야곱[a]이란 이름이 딱 어울리지 않습니까? 그 녀석이 벌써 두 번이나 저를 속였습니다. 제 맏아들의 권리[b]를 빼앗아 가더니 이번에는 제가 받을 복도 가로챘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물었다. “혹시 저를 위해 남겨 두신 복이 없습니까?”
37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그가 너를 다스리도록 하였고 그의 친척은 모두 그의 종이 되게 하였다. 거기다가 많은 곡식과 포도주를 거두라는 복도 빌었다. 그러니 나의 아들아,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38 에서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님, 아버님께서 빌어 주실 복이 단 한 가지뿐입니까? 아버님, 제발 제게도 복을 빌어주십시오.” 그러고는 에서가 목 놓아 울었다.
39 그의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살 곳은
땅이 기름지지 않고
하늘에서 이슬조차 내리지 않는 곳이다[c].
40 너는 칼로 먹고 살며
네 아우를 섬길 것이다.
그러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되면
너는 네 아우가 네 목에 씌운 멍에를 내칠 것이다.”
41 에서는 아버지가 그에게 빌어 준 복 때문에 야곱에게 원한을 품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다짐하였다. “아버지가 곧 돌아가시겠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기간이 끝나면 그때 야곱을 죽여 버리자.”
42 리브가는 큰아들 에서가 한 말을 전해 들었다. 그는 작은아들 야곱을 불러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달래고 있다. 43 그러니 내 아들아,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지금 당장 하란에 있는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도망쳐라. 44 네 형의 화가 풀릴 때까지 얼마 동안만 외삼촌에게 가 있어라. 45 얼마 지나면 네 형이 네가 한 일을 잊게 될 것이고 그러면 화도 풀릴 것이다. 그러면 내가 사람을 보내 네게 알려 줄 터이니 그 때 돌아오너라. 나는 같은 날에 너희 둘을 한꺼번에 잃고 싶지 않다.”
46 그러고 나서 리브가가 이삭에게 말하였다. “나는 헷 사람의 딸들 때문에 사는 게 지긋지긋합니다. 만일 야곱이 이 땅에 사는 저런 헷 여자들 가운데서 아내를 맞아들인다면 나는 아마 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유대인 지도자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계획하다
(막 14:1-2; 눅 22:1-2; 요 11:45-53)
26 예수께서 이 모든 말씀을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 “너희도 알다시피 이틀만 지나면 유월절이다. 그날 사람의 아들이 원수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것이다.”
3 그때에 높은 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대제사장[a] 가야바의 집에 모였다. 4 그들은 예수를 잡을 방법을 의논하였다. 그들은 예수를 잡아서 죽이기 위해 거짓말을 꾸미기로 하였다. 5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였다. “백성들이 화가 나서 폭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유월절에는 예수를 잡지 맙시다.”
어떤 여자가 예수를 위해 특별한 일을 하다
(막 14:3-9; 요 12:1-8)
6 그때에 예수께서는 베다니[b]에 있는 나병 환자 시몬의 집에 계셨다. 7 예수께서 거기 계실 때 한 여자가 예수께 왔다. 이 여자는 아주 값비싼 향유가 든 옥합[c]을 가지고 왔다. 예수께서 음식을 잡숫고 계실 때 이 여자는 그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
8 예수의 제자들이 그것을 보고 여자에게 화를 냈다. 제자들이 여자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향유를 그렇게 낭비합니까? 9 그 향유를 비싼 값에 팔아,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을 텐데요.”
10 예수께서는 이것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이 여자를 나무라느냐? 이 여자는 내게 아주 좋은 일을 하였다. 11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을 것이다.[d] 그러나 나는 너희 곁에 언제나 함께 있지 않을 것이다. 12 이 여자가 내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은, 장례를 위해 내 몸을 준비해 준 것이다. 13 내가 분명히 말한다. 기쁜 소식이 온 세상 사람에게 전해질 터인데, 기쁜 소식이 전해지는 곳 어디에서나 이 여자를 기려 그가 한 일도 전해질 것이다.”
유다가 예수를 배반하다
(막 14:10-11; 눅 22:3-6)
14 그때에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제사장들을 만나러 갔다. 15 유다는 제사장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주겠소. 그러면 당신들은 그 대가로 얼마를 주겠소?” 제사장들은 유다에게 은돈 서른 개를 주었다. 16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제사장들에게 넘겨주기 위해 적당한 때를 엿보았다.
사도들과 유월절 음식을 잡수시다
(막 14:12-21; 눅 22:7-14, 21-23; 요 13:21-30)
17 누룩 없는 빵을 먹는 축제의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쭈었다. “선생님께서 드실 유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18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성 안으로 들어가거라. 거기에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여라.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의 때가 가까워졌으니 내가 그대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지내겠다 하십니다.’” 19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유월절 음식을 준비하였다.
20 저녁때가 되어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상에 앉으셨다. 21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내가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하나가 나를 내 원수들에게 넘겨줄 것이다.”
22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분명히 저는 아니지요?” 하고 여쭈었다.
23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이 그릇에 손을 담근 사람이 나를 넘겨줄 것이다. 24 사람의 아들은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을 죽이라고 넘겨주는 그 사람에게는 큰 화가 미칠 것이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25 그때에 예수를 넘겨줄 유다가 말하였다. “선생님, 틀림없이 저는 아니지요?”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아니, 너다.”
주의 마지막 저녁식사
(막 14:22-26; 눅 22:15-20; 고전 11:23-25)
26 그들이 다 함께 음식을 먹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그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 빵을 받아 먹어라. 이 빵은 내 몸이다.”
27 그러고 나서 포도주 잔을 들어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제자들에게 잔을 돌리며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28 이것은 많은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기 위해 내가 흘리는 새 계약의 피다. 29 잘 들어 두어라. 나는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로 빚은 술은 결코 마시지 않을 것이다.”
30 제자들은 유월절 노래를 부른 뒤에, 올리브 산[e]으로 갔다.
제자들이 당신을 버릴 것을 말씀하시다
(막 14:27-31; 눅 22:31-34; 요 13:36-38)
3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를 버릴 것이다. 성경[f]에 이렇게 쓰여 있다.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들이 모두 흩어지리라.’(A)
32 그러나 나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g]로 가겠다.”
33 베드로가 말하였다. “다른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려도, 저는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34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 말을 잘 들어라. 너는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말할 것이다.”
35 베드로가 말하였다. “제가 선생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결코 선생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예수께서 홀로 기도하시다
(막 14:32-42; 눅 22:39-46)
36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으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 앉아서 기다려라.” 하시고는, 37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에게 따라오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큰 슬픔과 괴로움에 잠기셨다. 38 예수께서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구나. 여기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39 그리고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셔서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나의 아버지, 하실 수만 있다면 이 고통의 잔을 내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40 예수께서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보니 제자들이 자고 있었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한 시간도 나와 함께 깨어 있을 수가 없더냐? 41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으로는 그렇게 하고 싶어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42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다시 가셔서 기도하셨다. “나의 아버지,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고통의 잔이 거두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43 예수께서 다시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오셨다. 이번에도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제자들은 너무 피곤해 눈을 뜰 수도 없었다. 44 예수께서 제자들을 떠나 다시 가셔서 기도 드렸다. 세 번째도 같은 말씀으로 기도 드렸다.
45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다시 돌아와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자고 있느냐? 사람의 아들이 죄인들의 손에 넘겨질 시간이 가까이 왔다. 46 일어나서 같이 가자. 나를 배반할 자가 여기 오고 있구나!”
예수께서 잡히시다
(막 14:43-50; 눅 22:47-53; 요 18:3-12)
47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유다가 다가왔다. 그를 따라 제사장들과 장로[h]들이 보낸 사람들이 칼과 몽둥이를 손에 들고 몰려왔다. 48 유다[i]는 같이 온 사람들이 예수를 알아볼 수 있는 신호를 미리 알려 주었었다. “내가 예수에게 입을 맞출 것이니, 내가 입 맞추는 사람을 잡으시오.” 49 유다는 예수께 다가가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하고는 예수께 입을 맞추었다.
5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하려고 한 일이나 어서 하여라.”
사람들이 다가와 예수를 붙잡았다. 51 그때에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칼로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내리쳤다.
52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칼을 다시 칼집에 넣어라.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할 것이다. 53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당장에 열두 사단[j]이 넘는 천사들을 보내 주시리라는 것을 모르느냐? 54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한 성경이 어떻게 그대로 이루어지겠느냐?”
55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 가르칠 때에는 나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러 왔으니, 내가 강도라도 된단 말이냐? 56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것은, 예언자들이 말한 대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그때에 예수의 제자들은 모두 예수를 혼자 두고 달아났다.
유대 지도자들 앞에 서신 예수
(막 14:53-65; 눅 22:54-55, 63-71; 요 18:13-14, 19-24)
57 그들은 예수를 잡아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율법 선생들과 장로들이 거기에 모여 있었다. 58 베드로가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를 뒤따라갔다. 베드로는 대제사장 집의 마당까지 따라 들어가, 종들 곁에 앉았다. 그는 이 일이 어떻게 끝날지 알고 싶었다.
59 높은 제사장들과 유대 의회는 예수를 죽이려고 그를 고소할 증거들을 찾으려 애썼으나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60 많은 사람이 와서 예수에 대해 거짓말을 꾸며댔다. 그러나 의회에서는 예수를 죽일 만한 그럴듯한 이유를 찾지 못하였다. 그 때에 두 사람이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61 “이 사람[k]이 ‘나는 하나님의 성전을 헐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울 수 있다.’ 고 하였습니다.”
62 그러자 대제사장이 일어나서 예수께 말하였다. “이 사람들의 말에 대답할 말이 없소? 그대를 고발하여 증언하는 이 말이 무슨 뜻이오?” 63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대제사장이 다시 예수께 말하였다. “내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진실을 말하시오. 그대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요?”
64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렇소. 당신이 말하는 대로요. 그러나 내가 당신들에게 진실로 말하는데, 당신들은 앞으로 사람의 아들이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나라에서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오.”
65 대제사장은 이 말을 듣고 자기 옷을 쥐어뜯으며 말하였다. “이 사람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인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가 하나님을 모욕하는 말을 여러분 모두가 들으셨습니다. 66 자,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의회 의원들이 대답하였다. “그는 죽어 마땅합니다.”
67 그러고 나서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뺨을 때리기도 하였다. 68 그들은 “당신이 예언자 그리스도라면, 당신을 때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맞추어 보시오.” 라고 놀렸다.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말하다
(막 14:66-72; 눅 22:56-62; 요 18:15-18, 25-27)
69 그때에 베드로는 마당에 앉아 있었다. 한 여종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은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이지요?”
70 베드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그 사실을 부인하며 말하였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71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또 다른 여종이 베드로를 보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나사렛 사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이에요.”
72 이번에도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면서 자기가 예수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르오.”
73 조금 뒤 그곳에 서 있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와서 말하였다. “당신은 분명히 예수를 따르던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오. 당신의 말씨만 들어도 알 수 있소.”
74 그러자 베드로가 자신이 저주를 받아도 좋다고 하며 그들에게 맹세하였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르오.” 바로 그때 닭이 울었다. 75 그제야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말할 것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생각났다. 그는 밖으로 나가서 슬피 울었다.
하만이 유다 사람들을 없애려고 계획함
3 이런 일이 있은 뒤에 아하수에로 왕이 하만을 높이 들어 다른 모든 신하보다 높은 자리에 앉혔다. 하만은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이었다. 2 대궐에서 근무하는 신하들이 모두 하만에게 머리 숙여 절하고 경의를 표하였다. 왕이 그렇게 하라고 명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하만에게 머리 숙여 절하지도 않고 경의를 표하지도 않았다. 3 그러자 대궐 문에서 일하는 왕의 신하들이 모르드개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당신은 임금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거요?”
4 그들이 날마다 모르드개에게 이렇게 말하였으나 모르드개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모르드개가 이렇게 하는 것이 용납될지 알아볼 셈으로 이 일을 하만에게 알렸다. 모르드개가 자기는 유다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5 하만은 모르드개가 자기에게 머리 숙여 절하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6 더욱이 모르드개가 어느 민족인지를 알고 나자, 모르드개만 해치는 것으로는 성이 찰 것 같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하수에로가 다스리는 나라의 모든 지방에서, 모르드개와 같은 겨레인 유다 사람을 모두 없앨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다.
7 아하수에로 왕 십이년 첫째 달인 니산월이었다. 사람들은 유다 사람들을 어느 달 어느 날에 싹 쓸어버릴지 그 날짜를 정하려고 하만이 보는 앞에서 ‘부르’ 곧 제비뽑기를 하였다[a]. 그렇게 하여 뽑힌 날짜가 열두째 달인 아달월 십삼 일이었다[b].
8 그런 다음 하만은 아하수에로 왕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다스리시는 왕국의 모든 지방에 널리 흩어져 살고 있는 민족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민족은 다른 민족과 섞이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삽니다. 그들의 풍습은 다른 모든 민족의 풍습과 사뭇 다릅니다. 더욱이 이 민족은 임금님의 법도 따르지 않습니다. 임금님께서 그들을 그냥 두시는 것은 임금님께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9 임금님께서만 좋으시다면 그들을 없애 버리라는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은화 만 달란트[c]를 행정을 맡은 관리들에게 주어 임금님의 금고에 들여놓도록 하겠습니다.”
10 그러자 왕이 자기 손가락에 끼고 있던 인장 반지를 빼어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인 유다 사람의 원수 하만에게 주었다. 11 그리고 하만에게 말하였다. “그 돈과 그 민족은 그대의 것이니 그대가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12 첫째 달 십삼일에 왕의 서기관들은 모두 모이라는 부름을 받았다. 그들은 하만의 명령을 각 지방의 글과 말로 써서 왕의 태수[d]들과 각 도의 총독과 또 각 도에 사는 각 민족의 관리들에게 보냈다. 그 편지는 아하수에로 왕의 이름으로 작성하여 왕의 인장 반지를 찍어 봉하였다[e].
13 그런 다음 전령들을 시켜 이 편지를 왕이 다스리는 모든 지방에 전하게 하였다. 그 내용은 열두째 달인 아달월 십삼 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 사람을 죽여서 없애고 완전히 쓸어버리라는 것이었다. 유다 사람이면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다 죽이고 그들의 재산은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으로 여기라는 것이었다. 14 각 지방에서는 이 편지의 복사본을 모든 민족에게 보내어 그 날이 오면 그대로 시행할 수 있게 하라고 하였다. 15 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전령들은 서둘러 각 지방으로 떠났다. 그리고 수사 성의 왕궁 구역에도 이 법령이 발표되었다. 왕과 하만은 술을 마시고 앉아 있었으나 수사 성은 크게 술렁거리고 있었다.
26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말하였다. “네 자신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을 해도 좋다.”
그러자 바울은 앞으로 손을 내밀고 자신을 변호하기 시작하였다. 2 “아그립바왕 전하, 유대 사람들이 저를 고발한 일에 대해 오늘 전하 앞에서 제 자신을 변호하게 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3 전하께서는 유대 사람의 관습과 그들이 문제 삼는 점들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디 제 말을 끝까지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4 모든 유대 사람은 제가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곧 제가 제 동족 가운데서 지내던 일과 예루살렘에서 지내던 일을 처음부터 다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5 그들은 오래 전부터 저를 알아 왔습니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제가 우리 종교 가운데서 가장 엄격한 종파인 바리새파의 한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증언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6 그리고 제가 지금 이 재판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제가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과 맺으신 약속에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7 이 희망은, 우리 이스라엘 열두 가문이 밤낮으로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면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바로 그 희망입니다. 전하, 제가 지금 유대 사람들에게 고발당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희망 때문입니다. 8 여러분은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신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일로 여기십니까?
9 저도 한때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과 맞서서,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0 제가 예루살렘에서 한 일이 바로 그런 일이었습니다. 저는 높은 제사장들에게서 권한을 받아서 많은 믿는 이들을 감옥에 처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죽일 때, 저는 그 일에 찬성하였습니다. 11 그리고 회당마다 찾아가서, 그들을 벌주고 억지로 그들의 신앙을 부인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너무도 화가 나서, 다른 나라에 있는 도시들까지 찾아다니면서 그들을 박해하였습니다.
12 이런 일을 하고 다니던 가운데, 한번은 높은 제사장들에게서 권한과 임무를 받아 가지고 다마스커스로 가고 있었습니다. 13 오, 전하, 제가 한낮에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태양보다 더 밝은 빛이 저와 또 저와 같이 가던 사람들을 둘러싸는 것이었습니다. 14 우리는 모두 땅에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아람 말[a]로 ‘사울아, 사울아, 어찌하여 네가 나를 박해하느냐? 뾰족한 몰이막대기를 발로 차면, 너만 아플 뿐이다.’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15 그래서 제가 ‘주여,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여쭈었습니다.
주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16 자, 이제 일어나 네 발로 서라. 내가 네게 나타난 것은, 너를 내 일꾼으로 삼아서, 네가 나를 본 것과 내가 앞으로 네게 보여 줄 일에 대한 증인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17 나는 너를 네 동족과 이방 사람들의 손에서 건져 주어, 이방 사람들에게 보내겠다. 18 너는 그들의 눈을 열어 진리를 보게 하고, 어둠에서 벗어나 빛으로 돌아서게 하고, 사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이 죄를 용서 받고, 나를 믿어 거룩하게 된 사람들 가운데 들게 할 것이다.’
19 아그립바왕[b] 전하, 저는 그 하늘의 환상을 거스르지 않았습니다. 20 저는 먼저 다마스커스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 지방 사람들에게, 나아가서 이방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야 한다고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행위로 회개한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전하였습니다. 21 바로 그 때문에 유대 사람들이, 제가 성전 뜰에 있을 때에 저를 붙들어서 죽이려고 했던 것입니다. 22 저는 오늘까지 하나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 자리에 서서 낮은 사람에게나 높은 사람에게나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언자들과 모세가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고 말한 것 밖에는 다른 어떤 이야기도 전하지 않습니다. 23 그들이 앞으로 일어나리라고 예언한 그 일이란, 그리스도께서 반드시 고난을 겪으셔야 한다는 것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처음으로 살아난 분이 되어, 우리 백성과 다른 나라 백성 모두에게 빛을 선포하시리라는 것입니다.”
24 이렇게 바울이 자기를 변호하자 베스도가 큰 소리로 말하였다. “바울아, 네가 미쳤구나! 너의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하는구나.”
25 바울이 대답하였다. “존경하는 베스도 각하, 저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맑은 정신으로 드리는 참말입니다. 26 여기 계신 아그립바왕께서 이 일들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저는 거리낌 없이 전하께 말씀드립니다. 저는 전하께서 이 일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 일은 어느 한쪽 구석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7 아그립바왕 전하, 전하께서는 예언자들이 기록하여 놓은 것을 믿으십니까? 저는 전하께서 믿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8 그러자 아그립바왕이 바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짧은 시간에 나를 설득하여 그리스도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29 바울이 대답하였다. “짧은 시간에든 긴 시간에든, 저는 전하뿐만 아니라 오늘 제 말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이, 저처럼 쇠사슬에 묶이는 일을 빼고는 저와 똑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30 그러자 왕이 일어섰고, 총독과 버니게[c]와, 그들과 함께 앉아 있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31 그들은 그 자리를 떠나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사람은 사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힐 만한 일을 한 것이 없소.” 32 아그립바가 베스도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이 시저에게 상소하지 않았으면 풀려날 수도 있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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